54. 49일 - 열린 생각에 대해 (사숙록)

  열린 생각을 갖는 것은 미덕이다-그러나 우주 공학자 제임스 오버그가 언젠가 말했듯이, 머리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열어서는 안 된다. 물론 새로운 증거가 보증한다면 기꺼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증거는 강력해야 한다. 모든 지식의 주장이 다 같은 업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외계인 납치 사건에서 증거의 기준은 대략적으로 중세 에스파냐의 마리아 환영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213쪽, 칼 세이건, 김영사

  인용한 위 문단의 마지막 줄은 조금 오역 같지만, 원문을 확인해 보지 못했다. 일단 그걸 제외하고 보더라도, 칼 세이건의 이 지적은 상당히 중요하다. 열린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가장 큰 함정이, '매사에 줏대가 없어지는' 것일 터이다. 정말로 옳고 그름이 분명한 일에도 일단 판단을 보류하거나 그른 생각마저 모두 포용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아닐까?
  그러나 여기서 과연 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옳음'을 어떻게 확립하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것이 유교에서 군자가 되고자 할 때 확립하려 하는 어짊이 아닐까? 팽이는 뾰족한 축이 없으면 아무 쓸모 없는 물건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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