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 64일 -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보물 (사숙록)

  「보세요」청년은 부드러운 슬픈 빛을 띠고 파리아에게 말했다. 「신은 우리에게서, 제가 신부님께 바치는 헌신적 행위라고 부르시는 선행마저도 빼앗아가려 하는군요. 저는 영원히 신부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제가 스스로 약속을 어기려 해도 어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게 있어서 보물이라는 것은 바로 신부님뿐입니다. 저희는 둘 다 이곳을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제게 있어서 진짜 보물은, 저 몬테크리스토의 컴컴한 바위 밑에서 저를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바로 신부님이 제 앞에 계시다는 거지요. 간수가 있더라도 하루 대여섯 시간씩이나 신부님과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제 보물이란, 신부님께서 제 머릿속에 불어넣어 주신 지식의 빛입니다. 신부님께서 제 기억 속에 심어주신 말들, 그리고 언어학적인 가지를 쳐서 그 속에서 움터오르는 말들입니다. 신부님께서 가지고 계신 그 깊은 학식, 또 명료한 원리에 귀납시킴으로써, 그처럼 알기 쉽게 제게 가르쳐 주신 여러 가지 학문, 그것이야말로 제 보물입니다. 신부님께선 그것으로 저를 부유하게 만드시고, 저를 행복하게 해주신 겁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그런 것이야말로, 제겐 아침 바다에 떠도는 구름처럼 육지인 줄 알고 가까이 가면 갈수록 엷어지고 증발하고 사라져버리는 저 황금통이나 다이아몬드 상자보다 훨씬 더 귀중한 것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오랫동안 신부님 곁에 있는 것, 감동적인 목소리로 제 마음을 풍성하게 장식해 주시고, 제 영혼을 강하게 해주시며, 만약 제가 이 다음에 자유의 몸이 된다면 위대하고 무서운 일이라도 해낼 수 있도록 제 몸을 단련시킨 것이며, 제가 처음 뵈었을 때 저를 사로잡고 있던 절망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일을 충실하게 해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제게는 행복입니다. 그것은 절대로 가공의 것이 아니에요. 제가 얻을 수 있는 이 진실한 행복은 바로 신부님 덕택입니다. 그리하여 지상의 어떤 군주도, 그것이 비록 세자르 보르지아라 할지라도, 그걸 제게서 뺏어갈 수는 없을 겁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1> 343~344쪽, 알렉상드르 뒤마, 민음사

  에드몽 당테스가 과연 몬테크리스토 섬의 보물로 그의 복수를 이룬 것일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보물이라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사실상 그가 그의 복수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감옥 속에서 파리아 신부에게 배운 지식의 힘이 컸다. 앎이라는 것은 감옥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비추는 불빛이 되었다. 그것이 지식의 힘이고, 공부의 힘이다. 위 글에서 에드몽 당테스의 말은, 지식이 얼마나 귀중한 보물인지를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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